HOME > 공부방 > 공부하는 방법
기술사는 최고의 전문직이다.
글쓴이 기술사 이재언
우리나라에는 "사"자 붙은 직업이 기술사, 의사, 판사, 검사, 변호사, 회계사 등등 여러가지 있습니다. 모두 다 전문직으로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직업입니다. 그런데 이 직업들의 속을 한번 철학적으로 들여다 보겠습니다

우선 요즘 실력있는 고교생들이 가장 선호한다는 의사를 보겠습니다. 여러 분야의 의사 중에서도 요즘은 치과나 피부과 같이 응급환자가 없는 것을 선호한다고 합니다. 의사는 의대를 졸업할 때 히포크라데스의 선서를 한다고 합니다. 그 선서의 내용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이제 의업에 종사할 허락을 받음에, 나의 생애를 인류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하노라" 하는 것입니다.

많이들 선호한다는 치과의사의 경우를 보겠습니다. 우선 의대를 졸업하고 인턴, 레지던트를 모두 거쳐서 전문의 자격을 받을 때까지는 시간도 무척 오래 걸리고 돈도 엄청 많이 듭니다. 그리고도 치과의원 하나 차리려면 또한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합니다. 그렇게 장기간에 걸쳐 많은 투자를 했으니 이제는 돈을 벌어야 하는데 그러려면 환자라는 "고객 분들"이 많이 와주셔야 합니다.

때로는 의사도 "장사가 안돼서" 부도 내고 자살까지 시도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니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치과의사의 입장에서는 "자기 병원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이가 모두 충치가 되거나 사고로 부러지기를" 내심 은근히 기다릴 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마치 비오는 날 교통사고가 날 만~한 장소에 레커트럭이 대기하고 있는 것과 유사합니다. 그 레커트럭 운전기사가 하루 종일 거기 있으면서 무얼 기다리고 있겠습니까? 타인의 불행을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쯤 되면 의사로서 히포크라데스의 선서 같은 것은 이미 의미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더우기 치과의사가 아침에 출근해서 저녁에 퇴근할 때까지 하는 일을 생각해 보십시오. 하루 종일 남의 썩은 이빨 들여다 보는 일입니다. 썩은 이빨에서는 냄새도 나는데 이걸 리모콘으로 멀리서 할 수도 없고 바로 코를 들이대고 들여다 보면서 해야 합니다. 의사가 되어서 죽을 때까지 하루 이틀도 아니고 수십년 동안 매일 남의 썩은 이빨이나 들여다 보고 있어야 한다는 치과의사의 처절한 현실을 생각해 보십시오. 나는 아무리 돈을 많이 번다고 해도 그런 짓은 못하겠습니다. 1980년대에 서울 명동에서 치과의원을 하던 사람이 그걸 집어치우고 칼국수 집을 차린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심정을 이해하고도 남을 듯합니다.

판검사, 변호사의 경우도 의사의 경우와 유사합니다. 처음에 법조계에 발을 들여 놓을 때는 아마도 "사회정의를 구현하고... " 하는 맹세를 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판검사, 변호사가 돈을 벌기 위해서는 이 사회에 범죄와 다툼에 따른 소송사건이 많아야 합니다. 얼마 전에 어느 포털 사이트에서 개인정보 유출사건이 확인되어 피해자들이 집단소송을 한다고 했을 때 모 일간지에 "변호사들이 웃네" 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이런 것입니다.

요즘 박사라는 타이틀 대부분 무용지물입니다. 물론 국내외의 일류대학에서 학위를 취득한 몇몇 실력있는 박사도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많은 박사들은 대학을 졸업하고도 취직을 못해 실업자가 되는 것이 싫어서 울며 겨자 먹기로 대학원에 진학하고 건성으로 학위라는 것을 취득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걸 두고 학위 인플레이션 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박사학위 가지고 취직하려고 하니까 학사만도 못해서 이력서의 학력난에 석사 박사는 빼고 그냥 대학만 졸업했다고 하거나, 3류 대학의 시간강사로 나가면서 한 달 평균 100만원도 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회계사는 어떤가요? 모든 기업이 경리장부를 투명하게 성실히 작성한다면 회계사들이 설 자리가 별로 없습니다. 부정회계를 하는 기업의 회계감사를 해서 부정을 밝혀내고 해야 회계사들이 할 일이 많아지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까 대부분의 "사"자 붙은 전문직이 대부분 "남의 불행 또는 불법행위를 이용해서 돈을 버는" 직업으로 전락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는 장의사가 가장 심하다고 해야겠지요.

그런데 기술사는 어떻습니까? 남의 불행을 기다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모든 시설물을 안전하게 설계하고 감리하고 시공해서 사람이 불행하게 되는 것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일단 기술사가 되면 죽는 날까지 실업자가 될 걱정은 거의 없습니다. 이러니 "사"자 붙은 직업 중에서 가장 고귀하고 훌륭한 전문직은 "기술사" 라고 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